[NBC-1TV 부산특파원 서보천] 31일 오후 3시, 벽초(壁草) 박운봉 사직정 고문의 납궁례가 부산 사직정(사두 강대군)에서 봉행됐다.
납궁례란 나이들어 활을 쏘기 어렵게 되면 자정에 활을 반납하는 고유한 전통 풍속이다. 벽초 선생은 올해 93세이자 활쏘기가 무려 63년차로, 3년전에는 집궁회갑연을 열었고 이제 납궁례까지 치루는 명사이자 진기록을 소유한 살아있는 활의 역사 자체인 셈이다.
특히 이날은 사직정 32주년 개정 기념 상사대회를 맞이해 200여 명의 내외 관계자분들을 모시고 행사를 치뤘다. 이날 부산궁도협회 김중돈 회장을 비롯해 타 지방에서 온깍지궁사회 정진명 회장과 전통활쏘기연구회 김상일 회장 등이 참석해 축사를 전했다.
사두를 역임한 이석희 고문이 사이관덕(射以觀德)의 휘호 족자를 벽초 선생에게 선물하고, 납궁례 고유제에서 독축과 소지를 하면서 봉행했다.
온깍지궁사회 전진명 회장은 “이러한 풍습은 한중일 어디에도 어느 종목에도 없는 고유한 것으로 안다”며 과거 박운봉 고문과의 첫 인사 때에 남다른 악력과 전해지는 기력에 놀랐다고 증언하며 여생의 복을 기렸다.
부산궁도협회 김중돈 회장은 이날 박운봉 고문의 약력을 알려주면서 존경을 표했으며, 부산 사직정 강대군 사두는 무겁고도 감사하고 그리고 축하해야 하는 마을 전하기 위해 준비한 글을 조심스레 전했다.
이에 사우들은 살문(화살을 들고 예를 표하는 의식)을 만들고, 벽초 선생은 마지막 화살을 쏘면서 “감사합니다”라고 답례를 하였다.
이틀 후 전화 인터뷰를 통해, 건강한 어조의 벽초 박운봉 선생은 “나는 평생 활을 통해 건강을 찾았고 인간이 되었다. 정말 즐거웠습니다. 무더위도 가고 컨디션이 회복되는 데로 활터에도 오고 할 겁니다.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덕담을 전했다.
부록으로 사직정으로부터 제공 받은 벽초 선생의 약력을 소개하면 대략 다음과 같다.
1962년 5월 15일, 29세에 옛 경남도청 뒤 구덕정 전신인 부산 무덕정에서 집궁했다. 1965년 전라남도 광주에서 개최된 제 46회 전국체육대회에서 부산시 대표선수로 첫 출전했다.
1968년 직장 관계로 서울 석호정으로 이적하고, 1976년 경기도 양주군 동두천읍에서 동호정 설립을 주도했다. 1985년 고향인 부산으로 이사해 부산 수영정으로 이적, 총무와 사범을 역임했다.
그 후 1986년부터 다년간 전국체전 부산대표로 출전해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1994년 사직정으로 이적했다. 사직정 제 4대 사두를 역임하고 부산궁도협회장 직무대행도 역임했다.
이어 2012년 6월 2일에는 집궁 50주년 기념 행사, 2022년 5월 19일에는 집궁 회갑연을 개최했었다. 이어 2025년 8월 31일 납궁례를 봉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