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BC-1TV 구본환 기자] 세계여자오픈대회 둘째 날까지 메달을 얻지 못했던 한국 여자 태권도가 마지막 날 동메달 2개를 수확했다.
30일 중국 산시성 타이위안 산시스포츠센터에서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조정원, WT) 주최로 열린 ‘타이위안 2026 세계태권도여자오픈챔피언십’ 마지막 날 여자 -57kg급 김유진(울산광역시체육회)과 -67kg급 홍효림(용인대)이 각각 동메달을 획득했다.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유진은 준결승에서 요르단 파디아 키르판(Fadia KHIRFAN)에게 라운드 스코어 1-2로 역전패해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김유진은 1회전 상대 감점으로 선취점을 얻은 뒤 좀처럼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하다 경기 막판 머리 공격을 성공시키며 4-0으로 기선을 제압했다.

그러나 2회전부터 흐름이 달라졌다. 몸통 공격을 연이어 허용했고, 주특기인 오른발 머리 공격도 좀처럼 유효타로 연결되지 않았다. 경기 막판 머리 공격을 성공시키며 추격했지만 7-9로 졌다.
마지막 3회전에서도 김유진은 적극적으로 머리 공격을 시도했지만, 빈 공간을 파고드는 키르판의 몸통 공격에 고전했다. 중반 머리 공격으로 추격했지만 경기 종반 연이어 몸통 공격을 허용한 데 이어 넘어져 감점까지 받으며 3-12로 패했다.
앞서 8강에서는 2024 파리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키미아 알리자데 제누지(Kimia ALIZADEH ZENOZI·불가리아)를 상대로 역전승을 거뒀다. 1회전을 2-5로 내준 김유진은 2회전을 7-4로 가져온 뒤 마지막 3회전 종료 8초를 남기고 상대 공격을 오른발 돌려차기로 받아쳐 결정적인 득점을 올리며 라운드 스코어 2-1로 승리했다.
개인자격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한 -67kg급 홍효림도 동메달을 추가했다. 준결승에서 그리스 스틸리아니 마렌타키(Styliani MARENTAKI)에게 라운드 스코어 0-2로 패했다.
1회전은 감점으로 선취점을 내준 데 이어 몸통 공격을 연거푸 허용하며 0-8로 내줬다. 2회전에서는 상대의 압박에 맞서 몸통 공격을 주고받으며 4-4까지 따라붙었다. 하지만 이후 연속으로 몸통 공격을 허용하며 다시 점수 차가 벌어졌다. 추격에 나선 경기 막판에는 넘어지면서 감점까지 받아 4-10으로 패해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홍효림의 이번 동메달은 메달 색깔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16강에서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을 향해 -67kg급 태극마크를 놓고 경쟁 중인 곽민주(한국체대)와 물러설 수 없는 맞대결을 펼쳤다.
첫 회전은 홍효림이 발 빠른 움직임과 몸통·머리 공격을 앞세워 13-2로 압도했다. 그러나 곽민주가 2회전 오른발 머리 공격을 시작으로 연속 득점하며 10-2로 승리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운명이 갈린 마지막 3회전은 접전이었다. 2-2로 맞선 상황에서 홍효림이 왼발 몸통 공격과 오른발 돌려차기로 앞서나갔다. 곽민주도 끝까지 추격했지만 추가 득점에 실패하면서 홍효림이 7-5로 신승했다.
기세를 올린 홍효림은 8강에서 2020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마테아 옐리치(Matea JELIC·크로아티아)마저 라운드 스코어 2-1로 꺾었다. 마지막 3회전을 10-4로 잡아내며 준결승에 올라 메달을 확보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8체급에 총 9명이 출전했다. 국가대표 선수단에서는 -46kg급 이유민(관악고), -49kg급 김향기(한국체대), -57kg급 김유진(울산광역시체육회), -67kg급 곽민주(한국체대), +73kg급 송다빈(울산광역시체육회)이 출전했다. 이와 함께 -46kg급 신수인(용인대), -49kg급 이시우(용인대), -62kg급 이가은(한국체대), -67kg급 홍효림(용인대) 등 유망주들도 국제 경쟁력을 점검했다.
이번 대회는 여성 선수들의 국제 경쟁력 강화와 출전 기회 확대를 위해 WT가 창설한 G4 등급 국제대회다. 2022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첫 대회를 개최한 데 이어 지난해 적도기니 말라보에서 2회 대회가 열렸고, 올해 타이위안 대회에는 58개국과 WT 난민팀에서 391명이 참가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실전 감각 점검에 나선 한국 국가대표 선수 가운데 메달을 획득한 선수는 김유진이 유일했다. 올림픽 챔피언 김유진 역시 파리에서 보여줬던 경기력에는 아직 미치지 못했다.
최근 국제대회에서 한국 여자 대표팀의 성적이 기대만큼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점검해야 할 대목이다.
반면 중국은 개최국의 이점을 안고 출전했지만, 세대교체에 나선 젊은 선수들이 8체급 가운데 3체급을 석권했다. 적극적인 공격과 강한 승부욕을 앞세워 여자 태권도 강국으로서 경쟁력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