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김하중 통일부 장관 '모르쇠의 달인'

2008.09.10 18:42:51

송영선 의원 "차라리 서면으로 답변해라"


10일 열린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는 통일부와 김하중 장관의 미흡한 답변으로 인해 맥 빠진 분위기 속에서 끝났다. 이날 외통위는 질의에 나선 의원들의 질문이 구체적인 반면 통일부측의 답변은 모르쇠로 일관되는 엇박자가 연출돼 대북정책에 대한 우려를 자아냈다.

오후 첫 질의자로 나선 친박연대 송영선 의원은 “사실 오전에 좋은 질의가 나와도 장관이 당시에 친절하고 상세한 답변을 하실 시간이 없는 것을 봤다”고 언급하고 “지금 제가 던지는 질문에 대해서는 금요일까지 구체적인 자료와 명확한 해명을 해 달라”며 포문(?)을 열었다.

송 의원은 “북한이 1948년 사회주의 헌법을 만들고 난 다음 1972년, 1992년 1998년 세 번 법이 바뀌었다”며 “1998년 법 이후에 한번도 법 개정을 하고 있지 않는데, 1998년에서 최근 10년간에 군부와 최고인민회의 당의 서열을 보면 어떤 패턴을 가지고 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송영선 의원은 그 근거로 “조명록 씨 같은 경우를 보면 2000년에 클링턴을 찾아 갈 때는 김정일 다음의 서열이었는데, 2008년 서열에는 조명록은 아예 나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김영남이 크게 부상하고 여기서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는 사람이 김격식이다”며 “당에서 군과 아무관계도 없는 사람이 상당한 서열 5번으로 올라 간다는 것은 김정일 정권에서 나름대로 뭔가 가는 방향이 나오고 있지 않나... 선군정치 이런 것인데, 구체적으로 김격식에 대해서 구체적인 내용을 좀 알았으면 좋겠다”고 물었다.

송 의원은 “그 다음은 지금 현재 패턴을 보면 역시 최고인민위원회를 최고 위에 올려 놓았지만 군부가 전과는 달리 상당한 부분을 위쪽으로 차지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그러니까 김영춘 나오고 그 다음에 김격식이 나온다”고 주장했다.

질의에 대해 서면으로 자료제출을 요구했던 송영선 의원은 “북한의 소위 말하는 군부, 그러니까 1998년 법에서 가장 중요한게 국방위원회가 모든 것을 다 갖게 돼있고 주석체제가 없어지고 국방위원장 체제로 간다”며 “군부가 이렇게 당정을 제치고 올라 간다는 것은 상당히 특별한 의미가 있는데 여기에 대한 분석이 있는지 마지막 질문에 대해서 답변 하실 수 있는게 있으면 간단히 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김하중 통일부 장관은 “자료로 제출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송 의원도 “이 자리에서는 질문을 드려도 많이 아시면서도 자꾸 답변을 안 하셔서 서면 자료를 통해서 확인하고 싶다”며 질의을 마쳤다.

한나라당 홍정욱 의원은 “김정일 유고시에 24시간, 48시간이 가장 중요한 시간으로 예상되는데 그때에 대한 예상이나 시나리오에 대해서 우리 정부가 확실한 대책을 세웠냐?”고 질의했다.

김하중 장관은 “구체적인 말씀을 드리기는 어렵고 우리 정부는 항상 모든 문제에 대해서 모든 사안에 대해서 대처를 하고 있다”는 원칙적인 답변을 하자 홍 의원은 “구체적인 국가 기밀을 알아내려는 것이 아니고 이런 것에 대한 이런 여러 가지 사항에 대한 분명하고 정확한 대비를 우리 정부가 하고 있다는 자신감 만큼은 심어 주셨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한나라당 구상찬 의원은 김하중 통일부 장관의 답변이 모르쇠로 일관하자 작심 한 듯 단답형 질의를 구사했다.

“백두산 관광은 지난 10.4 선언에서 양 정상이 직항로를 통한 백두산관광을 합의한 사항이다. 또 10.4 선언의 내용을 양측이 성실히 수행했다면 올해 5월부터 백두산 삼지연공항에 우리 관광객들을 실은 비행기가 착륙했어야 하는데, 맞느냐?”며 질의하자 김 장관은 “예”하고 짧게 답했다.

구 의원은 “그런데 백두산 관광이 10.4 선언 이전부터 꾸준히 진행되어 온 사업으로 양 정상이 관광 개시 일정까지 합의한 상태였는데, 이것이 장관께서 말씀하셨듯이 여러 가지 사항 때문에 이것까지도 안지켜지고 있습니다. 그렇죠?”라고 묻자 김 장관이 역시 “예”하고 답했다.

모르쇠로 일관하던 김 통일부 장관은 구상찬 의원의 질문에는 어쩔수 없이 답변 할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됐다. 구 의원은 이를 즐기기라도 하는 듯 질의를 이어 나갔다. “그러면 이 부분에서 북한이 6.15 선언이나 10.4선언에 대해서 지키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본인들이 가장 지키기 쉬운 합의사항 까지도 지키지 않고 우리에게 6.15선언이나 10.4선언을 지키라고 하는 것은 맞지 않죠?, 장관 인정 하십니까?”라는 거듭된 질의에 김 장관은 “예, 인정 합니다”라고 시인 했다.

그러나 김 통일부 장관의 시원하게(?) 이어지던 답변은 “북한에서 오히려 10.4선언을 지킬 의향이 없지 않나? 이렇게 생각 할 수도 있는데 장관 생각은 어떠냐?”는 구 의원의 질의에 대해 “북한이 대화에 나와서 뭐가 되고 뭐가 안되는가에 대해서 협의 해 봤으면 한다”는 푸념성 답변에서 끊어졌다.

구상찬 의원은 답답하다는 뉘앙스로 “그렇게 좀 해달라. 우리 국민이 죽어도 진상조사 조차 할 수 없는 관광이 바로 금강산 관광이다. 그런데 지금 김정일의 병고 등 위기 상황인데, 이 상황에서 관광을 계속해야 하느냐?”며 음성을 높였다.

국회 상임위원회에 출석한 국무위원의원들은 대체로 예민한 질의에 대해 모르쇠로 회피성 답변을 하는 사례가 많다. 그러나 10일 열렸던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는 주무 관청의 책임자로서는 적절치 않는 답변을 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홍정욱 의원의 표현처럼 “구체적인 국가기밀을 밝히라”는 것도 아닌데, 모르쇠 답변으로 일관하는 것은 국무위원에 대한 자질이 의심스럽다. 벼락공부(?)를 해서 예상문제를 검토한 후 모범답안을 만들어서라도 당당하게 답변에 임해야 한다. 선배들의 그런 당당한 모습이야말로 공무원들의 사기를 올리는 귀감이 아니겠는가?...







이광윤 보도국장 korea@nbc1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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