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태권도선수단(단장 이종우)은 19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센트로 아쿠아티코에서 열린 ‘2022 세계태권도연맹(WT) 세계선수권대회’ 엿새째 날 2019 맨체스터 세계대회 우승자인 이다빈(서울시청)과 배준서(강화군청)가 나란히 출전해 은메달과 동메달을 각각 수확했다.
이다빈은 여자 -73kg급 결승에서 세르비아의 신예 보자닉 나디카에 허를 찌르는 몸통 공격에 잇달아 당하며 라운드 점수 0-2로(7-12, 3-9) 패했다. 예선 첫 경기에서 손가락 골절 부상을 입었다. 때문에 중요한 순간 주먹 공격과 방어가 제대로 되지 않아 경기를 쉽게 풀어내지 못했다.
1회전 날카로운 몸통 공격과 회전 기술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상대는 이다빈의 공격을 몸통 빈 곳을 반격해 7대12로 1회전을 빼앗겼다. 2회전 몸통 선취점을 뽑아낸 뒤 상대의 몸통 공격에 잇달아 걸려들어 3대9로 경기를 마쳤다.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재개된 지난 6월 로마와 9월 파리 그랑프리 시리즈를 모두 휩쓴 이다빈은 이번 세계선수권 우승을 위해 10월에 열린 맨체스터 그랑프리에 불참했다. 올림픽에 이어 가장 큰 랭킹 포인트가 주어지는 만큼 부상 방지와 컨디션 조절을 위해 결단을 내렸다.

랭킹 순위가 중요한 것은 올림픽랭킹 5위까지 ‘2024 파리 올림픽’ 자동 출전권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이다빈은 올림픽 자동 출전권 확보에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남자부와 달리 닷새 동안 노메달에 그친 여자부 ‘메달가뭄’은 이다빈 발끝에서 끝이 났다.
이다빈은 경기를 마친 후 “1년 연기된 세계대회를 오랫동안 준비했는데 결과가 목표에 도달하지 못해 많이 아쉽다. 첫 경기에서 손가락이 부러져 오른 주먹이 장점인데 활용하지 못했다. 결코 오늘의 패배 원인을 부상으로 두고 싶지 않다”며 “반년 후에 곧 세계대회가 있으니 새로운 도전자의 마음으로 잘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여자부 첫 메달 획득에 대해 “여자부에 메달이 없어 금메달로 희망의 불씨가 되어 싶었는데 그렇지 못해 역시나 아쉽다. 내일 (강)미르가 잘해서 마무리 잘 되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1회전 초반 주특기 머리 공격을 성공하며 승기를 잡았다. 그러나 이후 기습적인 머리 공격을 네 차례 연속 허용하면서 10대15로 1회전을 내줬다. 2회전에서는 주먹과 왼발 내려차기로 4대0으로 이겨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마지막 3회전 후반 종료 직전까지 한 점차로 앞서 나갔으나 종료 4초를 남기고 상대의 왼발 돌려차기를 허용하며 4대5로 역전패 했다.
한편, 이 체급에서는 부자 월드 챔피언이 탄생했다. 결승에서 멕시코 세사르를 라운드 점수 2-1로 꺾은 헝가리 오마르 게르겔리 살림이 그 주인공. 그의 부친인 게르겔리 살림이 91년 아테네 세계선수권에서 오마르와 같은 나이에 같은 체급에서 우승한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한국은 대회 마지막 날인 20일 남자 -58kg급 지난 대회 우승자인 경량급 간판 장준(한국체대)과 여자 -46kg급 기대주 강미르(영천시청)가 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