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유종(有終)의 추(醜) 남긴 '2010년 우리 국회 자화상'

2010.12.08 18:49:36

"언론의 변화 없는 국회의 변화는 있을 수 없다"


[NBC-1TV 육혜정 기자]제헌 국회 이후 국회가 싸우지 않았을 때는 단 한번도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법정에서의 검사와 변호사 처럼, 여야가 정치논쟁을 벌이는 자체는 의회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한 공정한 국회의 극히 정상적인 권리이자 의무이다.

그러나 18대 국회는 원칙도 없고, 의무도 없는 것 같다. 경기를 마친 선수들이 승패가 결정나면 시상대에서 상대선수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미소를 짓는 스포츠 경기장 처럼, 대립각을 세웠던 국회도 연말 정기국회를 마치면 여야의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념촬영을 하면서 덕담을 나누던 시절이 결코 먼 얘기가 아니다.

그런 최소한의 멋을 지켜왔던 국회가 거꾸로 가는 형국이다. 언제나 국민들의 수준보다 낮았던 국회 였으니, 거꾸로 가는 국회의 모습은 차라리 파탄지경 이라는 표현이 적당 할 것 같다.

민심과 동떨어진 ‘그들만의 싸움’에 넌덜머리가 난다며 도매금으로 국회를 판단하는 국민들도 문제가 많다. 그러나 의원들의 공과를 면밀히 분석해 보도하는 언론의 역할이 충실하지 못한 상태에서 국민들의 애매한 판단만을 나무랄 수가 없다.

8일 벌어진 일그러진 국회의 자화상은 어찌보면 언론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본다. 299명 국회의원을 하루에 한번만 만나도 1년이 흐른다. 그러나 이슈와 돌출발언에 편중된 언론의 속성은 “헛소리를 하더라도 언론에 부각되는게 좋다“는 잘못된 언론 플레이문화(?)를 정착 시켰다.

북한의 연평도 도발직 후 열렸던 국방위원회에서 “추가 한미훈련이 북한을 자극하지 않겠느냐?”고 질의하는 무능한 의원을 나무라는 국민들의 원성이 높았지만 언론은 별 문제를 삼지 않았다.

8일 본회의에 관한 보도도 폭력성만 부각했지 법안의 본질에 대한 충실한 보도는 하지 않았다. 방대한 정부 제출안(309조5518억 원)보다 겨우 4951억 원이 감소된 309조567억 원 규모의 내년 예산안 의결은 모순 투성이 그 자체이다.

예산안은 한나라당과 미래희망연대 의원 등 166명의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예산안을 찬성 165명, 반대 1명으로 통과시켰다. 주요 내역을 보면 4대강 사업 예산이 2700억 원 삭감된 반면 북한의 연평도 무력 도발에 따른 서해 5도 전력증강 예산 등 국방 예산은 1419억 원이 늘어났다.

이날 확정된 내년 세출예산은 정부안 215조9138억 원에서 4240억 원 순증된 216조3378억 원으로, 기금지출은 정부안 93조6380억 원에서 9191억 원 순감된 92조7189억 원으로 정해졌다.

세출예산과 기금을 합친 총지출 기준 전체 증액 규모는 2조766억7100만 원, 감액은 2조5717억8700만 원이다.

국회는 또한 이날 국가재정법 등 예산부수법안을 비롯해 국군의 아랍에미리트(UAE) 파병연장 동의안, 소말리아 파견연장 동의안, 친수구역활용특별법안(친수법안) 등 41개 안건을 처리했다. 이 법안은 부분적이나마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기권표가 나왔다.

이 기권표는 어찌보면 단 한 표도 행사하지 못한 야3당의 반대를 위한 반대 보다도 엄중한 권리 행사로 보인다. 민주당의 표현처럼 “숫적열세로 날치기 당했다“는 이날의 법안들은 그 사안 만큼이나 후유증이 심각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번도 아닌 3번씩이나 같은 일을 당한 야당의 호소는 무능한 야당의 변명에 불과하다.

국민들의 엄중한 심판은 두려워 해야 할 대상이 어디 여야 국회의원들 뿐이겠는가... 소중한 공간에 연예인들의 야한 제목과 야한 사진으로 도배하는 언론은 당연히 국회의 폭행도 눈요기감으로 보도 할지도 모른다. 언론의 변화 없는 국회의 변화는 있을 수 없다.








육혜정 기자 hjyook@nbc1tv.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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