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초청으로 28일 오전 노보시비르스크 특별기편으로 내한한 얀 피터 발켄엔데(53. Jan Peter Balkenende) 네덜란드 총리가 주한대사관 신청사 개소식에 참석해 특별한 시간을 가졌다.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한 후 숙소인 롯데호텔에 여장을 푼 발켄엔데 총리는 이명박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CEO 라운드 테이블 참석, 연세대 명예박사학위 수여식, 총리 면담, 여왕의 날 리셉션 등의 강행군을 펼쳤는데, 이날 연세대 방문 직 후에 예정 되었던 주한대사관 신청사 개소식을 마지막 일정으로 배정하며 각별한 시간을 보냈다.
그는 오후 8시 30분께 정동빌딩(서울 중구 정동 소재) 6층에 있는 대사관 신청사에 도착해 축사와 테이프 커팅, 현판 제막식(除幕式) 등 개소식 행사를 가진 후 한스 하인스브룩 주한 네덜란드 대사의 안내를 받으며 아직 공사중인 청사 곳곳을 둘러봤다.
잠시 후 단독으로 개소식을 밀착 취재하던 NBC-1TV 취재진은 직감적으로 느껴지는 총리의 진지함에 스스로 한 발짝 물러섰다. 마치 약속이라도 하듯이 수행원들도 모두 자리를 피했다. 제일 늦게 나 온 한 수행원은 “(총리가)기도를 한다”는 뉘앙스의 제스처를 했다.
15분 후 발켄엔데 총리가 모습을 나타냈다. 밝은 표정이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와 이례적인 4월 폭우를 헤치며 빠져나가던 총리 일행을 배웅하는 한국인들이 있었다. 사물놀이패였다. ‘풍차’와 ‘툴립의 나라’ 총리가 반사적으로 우리 가락을 들으며 자국의 대사관을 빠져나가는 모습은 한편의 영화 같았다. 언필칭, 현장취재가 아니면 느낄 수 없는 영화보다 감동적인 장면 그 자체였다.